그동안 위세를 떨치던 늦더위가 한 풀 꺾였나 봅니다. 가을의 시작이라는 처서, 밤이 길어지는 시기인 추분이 지나고,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이 드디어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하늘은 높아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이 오면, 사람들은 독서 삼매경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가을을 타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에 어쩔줄 몰라 하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청명한 날씨, 노랗고 붉게 물드는 단풍에 매료돼,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단풍놀이를 위해 등산을 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단풍과 절정기의 기준은 산 전체 높이로 보았을 때 정상에서부터 2할 가량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 8할 가량 단풍이 들었을 때 단풍절정기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대하는 올해 첫 단풍 시기는 평년보다 1~11일 정도 늦을 것으로 예상되며, 중부지방과 지리산에서는 10월 하순경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부지방에서는 10월 17일~30일에 단풍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풍 절정시기도 대부분 평년보다 늦어 중부지방과 지리산에서 10월 하순경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남부지방에서는 11월 상순경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악으로 형성돼 있어 산악과 관련된 다양한 기상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산악과 관련된 지형적인 효과로 나타나는 기상현상으로는 집중호우, 폭설, 강풍, 푄현상, 활승안개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산악기상은 평지의 기상과는 큰 차이를 보이며, 서로 가까운 지역일지라도 전혀 다르고, 복잡한 기상현상을 발생시킵니다.
요즘은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아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색이 고운 단풍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높은 산을 올라 보면 산 능선을 기준으로 양쪽에서 서로 날씨가 다를 때가 있습니다. 한쪽은 비가 내리는가 하면 한쪽은 구름만 끼는 경우가 있고, 맑고 포근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를 퍼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 바람막이 등 여분의 옷을 챙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기상청은 등산, 관광 등 산악 활동 인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국립공원 주요지점에 개황, 날씨, 특이사항 등의 산악기상정보를 생산해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유관기관, 산악회 등에 주말기상전망을 주 2회(매주 화요일, 금요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 77개 산 정상 주요지점에 대한 동네예보를 향후 48시간까지 3시간 간격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산악 지역은 평지와 달리 날씨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산악기상예보를 통해 산 정상의 날씨 변화를 미리 알아보고 떠나는 게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명수 (창원기상대장)
http://www.changwonilbo.com/news/11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