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너무 춥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부산에서는 96년만의 한파로, 1월 16일 아침에 영하 12.8도를 나타냈으며, 바닷가가 얼고 해운대에서는 동사자까지 있었습니다. 이렇게 맹추위가 오래 지속되는 원인은 찬 시베리아 고기압이 예년보다 강하게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요즘 한파와 폭설의 근본 원인은 기후 변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인 북극의 온난화에 있습니다.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정도를 알 수 있는 북극진동지수는 지난해 11월까지 주기적으로 변했지만, 지난달부터 북극진동의 약화로 북극진동지수가 마이너스로 지속돼 찬 공기가 계속 우리나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기후 분석에서 볼 때, 북극에서 촉발된 겨울철 이상 한파는 온난화의 과도기 현상으로서, 앞으로 수년간 날씨의 변동이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경남지방의 올 겨울 최저기온은 1월 16일에 거창지역 영하 16.5도, 합천 지역 영하 16.4도, 밀양지역 영하 15.8도, 창원 지역 영하 13.1도입니다. 상대적으로 따뜻하다고 생각되는 거제에서도 1월 16일에 영하 10.4도를 나타내며 맹추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최저기온을 나타낸 창원 지역의 경우에 겨울철(12월~2월) 기간 동안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수는 43일(평년)인데 이번 겨울에는 영하일수가 오늘까지 32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맹추위 원인이 북극진동의 약화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10~15도 이상 높아지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북극진동이 크게 약화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문에 찬 공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 곳곳이 끊어짐으로 인해 북극의 차가운 공기덩어리가 봇물 터지듯 우리나라로 밀려들면서 한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극의 이상고온과 북극진동의 약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나 동태평양 수온이 평소보다 낮아져 생기는 라니냐 현상 등도 원인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북반구를 강타했던 폭설과 한파도 북극 진동의 약화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당시에는 동태평양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여기에다 몽골 전역이 눈에 뒤덮인 것도 올 겨울 한파의 주요 원인입니다. 폭설을 맞은 몽골의 대평원이 햇빛을 반사해 찬 시베리아 고기압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평년 영하 20도를 기록했던 몽골 서부지역이 최근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정도로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매우 발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고기압의 영향을 직접 받습니다.
이러한 기상이변이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어서, 영국은 올 겨울 100년만의 한파가 불어 닥쳤고, 중국 북부지역은 기온이 평년보다 10도가량 낮았습니다. 미국 중서부에서 시작된 기록적인 폭설과 강추위는 남부까지 번질 정도로 북반구 곳곳이 추위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파는 언제까지 지속되는 걸까요? 1월 말까지 찬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이번 주가 가장 맹추위를 떨치며, 기온이 낮은 상태가 지속되고 바람도 심하게 불 것이므로 건강관리와 시설물관리에 각별히 유의하셔야 되겠습니다.
/김명수 (부산지방기상청 예보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