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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를 활용하면…
1.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2. 말의 여유를 갖게 한다.
3. 설득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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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강호동과 국민배우 황정민이 마주앉았다. <바람난 가족> <너는 내 운명>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부당거래> <모비딕>에 이르기까지 출연 때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최고의 배우로 등극한 황정민이지만 그의 과거는 엄청난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강호동과 황정민은 마산중학교 동기생이었는데 1학년 때 황정민이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되었다. 이때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황정민의 연기에 대한 꿈과 좌절, 방황과 열정, 그리고 전설이 된 청룡영화상 수상 소감에 이르기까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졌다.
고등학교 재학 때부터 연극에 미쳐 부모님에게는 도서관에 간다고 뻥을 쳐놓고 연극 연습을 하고 소극장을 빌려 연극을 올렸다가 거금 천만 원을 말아 먹은 이야기, 결혼은 했으나 일은 잡히지 않았고 차가운 현실의 밑바닥에서도 오로지 태양 같은 열정 하나만으로 버티었던 황정민의 인생 여정이 전개된다.
<친구> <박하사탕>을 비롯한 많은 작품의 오디션을 봤지만 그때마다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던 황정민에게 어느 날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준비하고 있던 임순례 감독이 대본을 주며 한번 보자고 했다. "이제 나에게도 인생의 대박이 왔구나! 란 생각으로 A4용지에 네 장이나 캐릭터 분석을 해서 감독님을 찾아 갔습니다. 뽑아달란 것이었죠. 다음 날 전화가 왔죠." "같이 일합시다." 집으로 돌아간 황정민은 기고만장해서 아내에게 큰 소리를 뻥뻥 쳤다. "여보, 역시 인생은 한 방이야. 한 방이라니까! 이젠 끝났다구!(고생이)" 황정민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강호동이 질문을 툭! 던졌다. "그래서 흥행이 잘 됐나요?" 두 사람의 대화가 진행되다가, 순간, TV 화면이 3 초가량 딱, 정지된다. 그리고 "액션!" "망했어요." 황정민의 대답에 방청객과 시청자들은 "와하하하!" 폭소를 터뜨린다.
이처럼 말을 일시적으로 잠시 멈추는 것을 pause라고 한다. 우리는 흔히 말을 잘하는 사람을 가리켜 청산유수에 비유하곤 한다. 청산에 흐르는 물은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고저장단과 강약완급의 조화를 이루며 흐른다. 바위를 만나면 돌아가고 절벽을 만나면 폭포를 이루며 쏴아-하고 거세게 쏟아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잠시 머물다 다시 흘러간다. 말도 이와 같이 포즈를 활용해야만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다.
쉬지 않고 내뱉는 말은 시끄럽게 들릴 뿐 전달력도, 설득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우리 주위에는 말을 아주 빠르고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수다맨처럼 말을 빠른 속도로 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을 이루는 통ㆍ반장 같은 리더라 하더라도 pause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pause활용의 대가(大家)이다. 마치 황소가 걷듯 뚜벅뚜벅 말을 하다가 중요한 대목에서는 잠시 숨을 돌린 후 말을 계속한다.
무릎팍도사 프로그램의 특성처럼 대화가 흐르다 잠시 끊어지며 pause가 있은 후 터져 나오는 말은 모든 사람의 귀를 집중시킨다. 짧은 침묵이 오히려 더 많은 말(의미)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라는 서양 속담도 있지 않은가! 물론 이 말은 침묵이 웅변보다 위대하다는 말은 아니다. 대화를 나눌 때, 특히 강조할 대목에 있어서는 잠시 멈추고 쉬었다가 말을 계속하라. 그 어떤 말이든 침묵이 바탕을 이루어야만 설득력이 강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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